10대 남자아이들을 이해하며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귀엽고 이쁜 말과 행동을 하던 아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면서 겪게 되는 변화는 부모들에게 당황스러움을 선사한다. 평생을 여자로 살아온 엄마이기에 남자아이들을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도 남자아이 둘을 키운 엄마로서 왠지 모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혹시 아들 둘을 버거운 마음으로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보기를 추천한다.
10대 아이들도 자신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고?
10대 아이들에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비웃거나, 비판적으로 말하거나, 못마땅해하거나, 무시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대신 아이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도울 수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알아서 과제를 잘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이 지나친 기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부모로서 아이의 곁에 머물고, 아이들이 어떻게 학습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아이들도 역시 자신의 예측 가능한 행동, 그리고 변덕스러운 도우긴 자신의 뇌 때문에 어리둥절하고 있다는 것을 어른들이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부모에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런 부분을 파악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 p27, 요약 발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이들이 혼란을 겪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없다. 사춘기 시기를 빌미로 의도적인 반항을 한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데 '자기 주도 학습'이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가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자기 주도 학습'을 '독학'의 의미로 이해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그것에 맞추어서 지도를 해야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가이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실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천 후 평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적절하게 응원하면서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이드가 아이의 특성을 최대한 파악하고 그 아이에 맞는 길을 제시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하면 좋겠지만 가이드가 반드시 부모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작동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부모가 10대 자녀의 이마엽이 되어주어야 한다.
자녀의 뇌가 스스로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당신이 10대 자녀들을 대신해서 생각해주려고 해야 한다. 인간의 뇌에서 자신의 행동을 저울질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마 바로 뒤쪽 이마엽에 있다.
이 영역은 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는 부위다. 그렇기 때문에 10대 자녀의 뇌가 완전히 배선과 연결을 마치고 스스로 작동할 능력을 갖출때까지 당신이 10대 자녀의 이마엽이 되어주어야 한다. -- p30~31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와 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10대 중반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어릴 때와 같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을 물리적으로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물리적 통제력을 잃는 시기의 부모들은 많은 내적 갈등과 고민이 있을 것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도 함께 성장통을 겪는다고 이해하면 마음이 좀 편해질 것이다.
아이가 청소년기를 지나는 동안 친밀감을 유지하면서 대화와 설명을 통해 이해시키고, 부모 스스로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최고의 도구이다. 아이들은 늘 부모를 지켜보며 주변 어른들을 관찰하고 계속해서 판단하고 있다.
아침에 등교시간에 늦을까봐 마음 졸여본 경험이 많이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아침 큰 아이가 현관문을 나서면서 한 마디 던지고 나가던 장면이 떠오른다.
"엄마는 왜 아침에 조금만 늦으면 화를 내세요? 같은 상황이더라도 화를 낼 것인지 말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에요. 왜 매번 화를 내는 선택을 하시는 거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는 키뿐만 아니라 생각도,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앞으로 5년 후, 그리고 또 5년 후 얼마나 멋지게 성장할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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